골목 이름 아카이브

한국 도시 골목의 이름, 유래, 문화적 배경을 기록합니다. 공간의 기억을 따라 걸으며, 잊혀진 이야기를 되살리는 블로그.

  • 2025. 6. 9.

    by. 골목기록가 또는 동네이름수집가

    도시의 골목 이름은 지역 고유의 문화와 역사를 담고 있지만, 도시화와 재개발로 인해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골목 이름 기록아카이브 방법을 실천적으로 안내하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지역 아카이빙 활동을 소개합니다. 지금, 일상의 골목을 기록하며 미래의 지역 유산을 만들어보세요.

     

     

    골목 이름 기록의 필요성

     

    골목 이름, 아카이브로 남기기 위한 실전 가이드

     

    골목 이름은 도시의 생활과 역사를 반영하는 소중한 자산입니다. 오래전부터 주민들 사이에서 불리던 골목 이름들은 비공식적이지만 그 지역만의 정체성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시 재개발, 아파트화, 상업화 등으로 인해 이러한 이름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이야말로 기록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서울 내 5년 이내 철거 예정 지역 중 60% 이상이 독자적 골목 이름을 지닌 지역이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이름이 아닌, 주민들의 기억과 공동체 서사가 함께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강북구 미아동의 ‘달맞이길’은 1960년대부터 동네 축제와 전설이 얽힌 골목이었지만, 현재는 재개발로 흔적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골목 이름의 기록은 단순한 '지도 제작'을 넘어 지역문화의 복원과 재해석을 위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골목 이름 기록 방법과 절차

    1. 관찰을 통한 1차 조사

    골목 이름 기록의 출발점은 ‘눈여겨보기’입니다. 골목 입구의 표지판, 낡은 간판, 벽면에 새겨진 이름들에는 오래된 지명이 담겨 있을 수 있습니다. 이름 없이 불리는 골목이라도 특이한 구조나 이정표가 있다면, 임시 명칭을 붙여 기록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2. 주민 인터뷰를 통한 구술 자료 수집

    주민들과의 대화는 공식 지명보다 더 풍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노년층이 기억하는 이름은 행정 정보에는 없는 구체성과 감정을 담고 있습니다. 단, 인터뷰 시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하며, 녹음이나 영상 촬영 시 개인 정보 보호에 주의해야 합니다.

     

    3. 과거 문헌과 지도 탐색

    구 행정문서, 오래된 종이 지도, 1960~1980년대 지역신문 기사 등은 사라진 골목 이름을 복원하는 데 유용합니다. 국립중앙도서관, 서울기록원, 지역문화원 등을 통해 접근 가능합니다.

     

    4. 명명 기준 설정

    공식 이름이 없는 골목이라면 기록자가 명명 기준을 정해야 합니다. 예: 구조 기반(‘Y자 골목’), 용도 기반(‘방앗간 옆길’), 위치 기반(‘○○동 3번 출입구 뒤편’ 등). 단, 임의로 붙인 이름은 반드시 '가칭'으로 표기하고 유래를 병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록에 활용할 수 있는 도구

    • 지도 기반 도구: 네이버 지도 맞춤 지도, 구글 My Maps, 다음 로드뷰 캡처 등
    • 기록 도구: 스마트폰 메모 앱, 구글 문서, 오디오 메모 앱, 포토 스캐너
    • 사진·영상 촬영: 시간, 방향, 기상 상태 등을 기록하면서 골목의 실제 분위기와 구조를 시각화
    • 태그 시스템: 위치별, 주제별, 연도별로 정리해 검색 편의성 확보

     

    예를 들어, '성북구 정릉동 좁은 계단길'이라는 골목은 네이버 지도에서 커스텀 레이어를 생성하여 핀을 꽂고, 그 아래 설명, 사진, 주민 인터뷰 링크를 삽입하면 아카이브 단위로 구조화할 수 있습니다.

     


     

    국내외 사례로 배우는 아카이브 전략

    1. 서울시 ‘골목길 프로젝트’

    2017년부터 서울시는 시민제안형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골목길 이름을 조사하고, 디자인 요소와 함께 복원하는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종로구 창신동 일대에서는 ‘반달길’, ‘닭고개길’ 등 구전으로만 전해지던 이름이 시각화되어 지역 브랜딩에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2. 부산 중구 ‘이바구길’ 프로젝트

    원도심을 살리는 이바구길 사업은 스토리텔링을 통해 골목 이름을 재해석하고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168계단’이나 ‘송도시장길’ 등은 관광 루트로도 활용 중입니다.

     

    3. 일본 교토 ‘마치나미 보존 운동’

    일본은 오래된 골목의 지명뿐만 아니라 구조와 전통 가옥의 위치까지 상세히 기록합니다. 자치단체와 주민, 전문가가 함께 편찬한 ‘마치나미 지도’는 행정지도와 별도로 존재하며, 도시계획의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4. 미국 뉴욕 ‘스토리코어’ 프로젝트

    골목 이름 자체보다 그곳의 이야기(스토리)에 초점을 맞춘 구술 인터뷰 아카이브입니다. NPR과 협업해 특정 장소에서의 기억, 이름, 의미 등을 디지털로 축적하고 있습니다. 이름이 아니라 '이야기'로 골목을 기억하는 방식입니다.

     


     

    현장 조사자가 알아야 할 실전 팁

    1. 관찰의 기술

    무심코 지나치는 벽화나 붙박이형 간판에 오래된 골목 이름의 단서가 숨어 있습니다. '벽 돌색이 다른 곳', '기와 형태가 다른 지붕 아래' 등 디테일을 관찰하며, 이름을 짐작할 수 있는 물리적 흔적을 찾는 것이 관건입니다.

     

    2. 주민 인터뷰는 오후 2~5시가 적기

    이 시간대는 주로 집에 머무는 고령 주민이 많고, 식사 후 시간이기 때문에 긴 대화를 나누기 좋습니다. 사전 방문 안내문을 배포하거나, 동 주민센터와 협조하면 접근성이 훨씬 좋아집니다.

     

    3. 지도 캡처 시 ‘타임라인 모드’ 활용

    구글 어스나 다음 지도에는 연도별 거리 변화를 보여주는 타임라인 기능이 있습니다. 골목 구조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시각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 이름 변화와 연계해 기록할 수 있습니다.

     

    4. ‘비공식 지명’도 반드시 기록

    실제 조사 결과, 비공식 명칭이 공식 지명보다 더 자주 쓰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 '어묵 골목', '할매순댓국 뒷길' 등. 이러한 이름은 추후 지역 홍보 자료나 골목 재생 사업에 더 큰 힘이 됩니다.

     


     

    골목 아카이브 시작하기

    1. 대상 골목 선정

    골목 이름 기록은 한 번에 모든 지역을 아우르기 어렵기 때문에, 먼저 관심 있는 동네나 변화가 빠른 지역부터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재개발 예정지, 시장 인접지, 오래된 단독주택 밀집 지역 등이 좋은 출발점이 됩니다.

     

    2. 데이터 정리 체계 설정

    골목 이름, 유래, 위치좌표, 주민 증언, 관련 사진 등을 엑셀이나 구글 시트로 정리하면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합니다. 태그를 활용해 '사라진 골목', '비공식 이름', '주민 증언 포함' 등으로 분류해 두면 검색성과 활용성이 높아집니다.

     

    3. 온라인 기록 플랫폼 활용

    기록물을 오픈 아카이브로 관리하려면 네이버 블로그, 워드프레스, 구글 사이트, 패들렛 등을 활용하세요. 시각 자료가 많은 경우에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주제별 피드를 구성해도 좋습니다.

     

    4. 협업과 공유 확대

    혼자서 시작했더라도 지역 커뮤니티, 학교, 박물관 등과 협력하면 기록의 깊이와 범위를 확장할 수 있습니다. 골목 기록 전시회, 지도 제작 워크숍 등과 연결하면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골목 이름을 기록할 때 법적 제약은 없나요?
    A1: 공공장소에서의 사진·영상 촬영은 허용되지만, 주민 인터뷰 등은 동의 절차가 필요합니다. 비공식 명칭을 사용 시엔 명확한 출처와 가칭 표기를 해야 합니다.

     

    Q2: 어디에 공유하면 많은 사람과 연결될 수 있나요?
    A2: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 동네 커뮤니티, 아카이브 플랫폼 등에 공유하세요. 지역 문화재단과의 협업도 좋습니다.

     

    Q3: 지도에 없는 골목도 기록해도 되나요?
    A3: 물론입니다. 오히려 지도에 없는 골목일수록 더 귀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Q4: GPS 정보는 어떻게 기록하나요?
    A4: 스마트폰 카메라의 위치 정보 저장 기능을 활용하거나, 지도 앱에서 좌표를 복사해 붙여 넣는 방식이 가장 쉽습니다.

     

    Q5: 골목 이름이 바뀐 사례도 기록해야 하나요?
    A5: 과거 이름과 현재 이름을 함께 기록하고, 바뀐 배경을 적어두면 유용한 아카이브가 됩니다.

     

    Q6: 대학생이나 청소년도 참여할 수 있나요?
    A6: 물론입니다. 특히 학교 과제로 연결하면 좋은 지역학적 교육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Q7: 한 번 기록하면 끝인가요?
    A7: 아닙니다. 도시와 사람은 끊임없이 변화하므로, 주기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합니다.

     


     

    마무리하며

    골목 이름 기록은 단순한 메모가 아니라 도시와 공동체의 기억을 남기는 작업입니다. 하루 10분씩, 집 근처 골목부터 기록을 시작해 보세요. 언젠가는 그것이 마을의 역사서가 될 수 있습니다.